논문표절 의혹 등에 직면한 클로딘 게이(사진) 하버드대 총장이 2일 전격 사임했다. 게이 총장은 지난달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애매모호한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된 뒤 이사회의 재신임을 받았지만, 최근 자신이 쓴 논문에 대한 표절 논란이 지속되며 소송에 직면하자 전격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하버드대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은 “게이 총장은 하버드대 역사상 최단 총장직을 지낸 것으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게이 총장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총장직에서 물러나게 되었음을 알리고자 마음은 무겁지만 하버드에 대한 깊은 사랑을 담아 이 글을 쓴다”며 “우리 공동체가 개인이 아닌 기관에 초점을 맞춰 이 특별한 도전의 순간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제가 사임하는 것이 하버드대에 가장 이익이 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이어 “증오에 맞서고 학문적 엄정성을 지키겠다는 저의 약속, 저라는 사람의 근본적인 두 가지 가치에 대한 의심을 받는 것은 고통스러웠다”면서 “인종적 적개심에 기반한 인신공격과 위협을 받는 것은 두려웠다”고 했다.
이사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몇 달 동안 지속적이고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게이 총장의 사임을 받아들인 것은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메일과 전화 등으로 게이 총장에게 인종차별적 독설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가능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그러한 공격을 규탄한다”고 했다.
게이 총장은 지난달 5일 미 하원에서 “반유대주의 혐오 발언은 대학 행동 강령에 어긋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받자 “하버드의 가치와 상충되지만 우리는 혐오스러운 견해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한다”고 답하는 등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한 것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그의 과거 논문에서 인용 표시가 불충분한 부분이 나오는 등 논문표절 의혹이 계속됐다. 뉴욕포스트는 “게이 총장의 폭탄 사임은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일련의 표절 스캔들에 대한 수개월 간의 논쟁 끝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뉴욕의 아이티 이민자 가정 출신인 게이 총장은 2000년 스탠퍼드대 정치학과에서 교수가된 뒤 2006년 하버드대로 자리를 옮겼다. 2022년 12월부터 하버드대 총장에 임명됐고 지난해 7월 공식 취임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