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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통망한 현대자동차 4800억 공장 단돈 14만원에 팔고 나와

  • 작성자 사진: YANKEE TIMES
    YANKEE TIMES
  • 2023년 12월 25일
  • 2분 분량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공장을 현지 업체에 1만루블(한화 14만원)을 받고 매각했다. 작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공장이 2년 가까이 가동 중단된 상태에서 루블화 가치까지 폭락해 공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에는 2년 내 현대차가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항이 포함됐지만, 러시아 정부 승인이 필요하고 매입을 위해서는 가격 협상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손실은 털고 미련없이 나와야 했다 이번 매각은 러시아 상황뿐 아니라 미·중 갈등과 전기차 전환을 맞아 미국과 아세안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현대차가 2년 동안 약 5400억원을 투자해 2010년 9월 완공했다. 당시 현대차의 6번째 해외 생산 시설이었다. 공장 완공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만큼, 러시아 현지에서도 큰 기대를 받았다.
연산 23만대 생산 규모를 갖추고 현지 전략형 차종인 쏠라리스와 크레타 등을 만들어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에 판매해왔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2021년 23만4000대의 차량을 생산하며 월 단위 시장 점유율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부품 공급난과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라 손실이 누적됐다. 러시아에서 철수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평판 하락까지 감수해야 했다.

다른 글로벌 업체들은 일찌감치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프랑스 르노는 지난해 5월 모스크바 공장을 모스크바시에 1루블에 넘겼고, 현지 합작사 지분은 러시아 국영자동차개발연구소(NAMI)에 1루블에 팔았다. 일본 닛산도 지난해 10월 러시아 공장과 자회사 지분을 NAMI에 1유로(약 1420원)에 넘기고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도요타와 벤츠, 포드, 폴크스바겐도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공장의 다양한 처리 방안을 검토했고, 이에 따라 최적의 매각 방식을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환과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공장 매각 등을 통한 규모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한때 연 254만대를 생산하는 현대차의 최대 생산 기지로 베이징에 3곳, 창저우, 충징 등 5개 공장이 운영됐다. 그러나 2021년 베이징 공장 한 곳을 매각했고, 최근엔 충칭 공장을 매물로 내놨다. 2017년 1조원이 넘는 투자를 통해 완공한 연산 30만대 공장이지만, 중국 판매량 부진으로 2021년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현대차는 또 창저우 공장도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러시아 현지 생산법인이 가동을 중단한 지 1년을 넘기면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공장 매각이 수월하지 않은 데다 부품 조달이 어려워 공장 재가동 또한 불가능하다. 사실상 현지 공장을 방치하고 있다는 얘기다. 28일 산업계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최근 러시아 현지에 생산법인을 보유한 한국 기업에 공장을 재가동할 것을 요구했다. 현실성이 높지 않은 재가동 요구에 산업계에서는 러시아 정부의 의도를 두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TV·모니터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같은 달 현대자동차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멈췄다. LG전자는 몇 달 뒤인 8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의 가전·TV 생산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러시아 정부가 공장 재가동을 요구한 배경에는 러시아 자국 내 경제상황이 고려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자국 내 생산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공장 재가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시각이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자국 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다는 점 또한 러시아 정부의 고려사항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러시아 내 생산시설을 재가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선 서방국가들의 제재로 부품 조달이 불가능하다. 병행수입의 형태로 우회 수입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공장을 재가동했을 경우 서방 국가들의 시선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키타임스  US 국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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