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내아들인 배런 트럼프를 암살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최근 방영해 미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SS·대통령 경호 담당 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올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이 6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미국으로 돌아올 때 이란의 암살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전용기(에어포스원) 대신 비밀리에 수송기를 이용했다.
'배런을 어디서 죽일까’ 문구 담은 영상 방영
25일 CNN과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란 국영방송인 IRIB(사진)는 영어로 ‘배런 트럼프를 어디서 죽일까(Where to kill Barron Trump)’란 문구를 담은 3분 분량의 영상을 방영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트 헤링 미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25일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비밀경호국은 이란의 배런 암살 위협 영상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우리의 경호 대상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는 모든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IRIB가 방영한 영상에는 모자를 쓴 인물이 배런의 위치와 주변 인물들을 추적하고 미 비밀경호국의 경호망을 뚫으려고 시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후반부에는 “사람들이 1000만 달러(약 138억 원)의 현상금을 받기 위해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음성도 나왔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이처럼 배런을 겨냥한 IRIB 영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관리들을 겨냥했던 이란의 공세가 대통령 가족에게까지 확대될 정도로 미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란 정권의 핵심 세력인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쟁 발발 직후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것에 분개해 왔다. 또 이에 대한 복수도 강조해 왔다.
배런이 트럼프 대통령의 3남 2녀 중 막내로 현재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의 사이에서는 유일한 자식이란 점도 이란이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배런은 올해 20세로 2024년 뉴욕대 경영대에 입학해 현재 대학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장녀 이방카 등은 첫 번째 결혼 상대였던 이바나와의 사이에서 얻었다.
특히 배런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그가 트럼프 캠프에서 ‘20대 남성’ 표심을 공략하는 데 필요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배런이 이른바 ‘매노스피어’(Manosphere·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대통령에게 일깨워줬다고 보도했다.
당분간 對이란 경제 압박에 주력할 듯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암살 위협 대응에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당분간 군사 조치 대신 경제적 압박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여러 동맹국 외교장관들에게 “이란이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경제 제재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한 당국자는 액시오스에 11월 중간선거 이후엔 새로운 군사 작전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루비오 장관은 가능한 한 많은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세계 에너지 시장에 공급하겠다고도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역(逆)봉쇄를 강화해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을 약화시키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루스소셜에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의 국제수역에 있던 모든 기뢰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전쟁 발발로 철수했던 중동 주재 자국 대사관에 외교관을 복귀시킬 준비도 하고 있다. 한편 이란과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위한 임시 공동 통항로 개설과 공동 기뢰 제거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기로 25일 합의했다. 이를 두고, 이란이 기뢰가 제거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고,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강조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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