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시애틀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시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 소송 제기
현대차와 기아차 회사들이 제작 판매한 일부 차량들이 손쉽게 절도의 표적이 돼 도난을 당하는 사례가 급증하자 시정부 지자체가 문제의 책임이 회사 측에 있다며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워싱턴주 시애틀시 당국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일부 차량에 절도 방지 기술을 적용하지 않아 도난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며 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시애틀시 검찰은 지난 25일 지역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기아와 현대차는 원칙을 무시하고 고객과 대중을 희생시키면서 비용 절감을 선택했다”며 절도방지 장치가 없는 차량의 도난 사고가 급증하는 것은 전적으로 제작한 현대 기아차 회사가 걸머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를 울리는 행위는 더 이상 묵과할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애틀시 당국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도난 건수는 2021년부터 2년 새 각각 503%, 363%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미국 전역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승용차 가운데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을 절도 대상으로 삼는 소셜미디어 범죄가 유행하면서 양사 차량의 구형 모델들을 중심으로 도난 사례가 크게 늘었다. 특히 위스콘신과 미네소타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현대차와 기아 두 브랜드의 차량만 집중적으로 노리는 비행청소년들까지 등장해 문제가 됐다. 이들은 본인들이 알아낸 알람을 이용하여 차량을 탈취하는 방법을 유튜브 등 인터넷에 공유하는데 현대차·기아 자동차를 훔치는 것이 일종의 놀이로 인식되는 빗나간 문화로까지 비화됐다.
도난사건이 이어지자 지방자치단체가 이들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시애틀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시와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도 각각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위스콘신과 오하이오, 미주리, 캔자스, 일리노이, 아이오와, 켄터키, 텍사스 등 주에 거주하는 현대차 및 기아 차량 소유주들도 지난해 연방 법원에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차량 결함에 따른 절도 피해를 주장하는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소송에서 원고들은 현대차와 기아가 유난히 많이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며 쉽게 도난을 당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시동 점화장치인 ‘이그니션’의 결함 때문이라며, 미국에서 생산된 2011∼2021년형 기아차와 2015∼2021년형 현대차에 도난을 방지하는 ‘엔진 이모빌라이저’ 장치가 없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모빌라이저는 차량 도난을 막기 위해 시동을 제어하는 일종의 보안장치로 자동차의 고유 보안 암호를 자동차 키에 심어, 시동을 걸 때마다 이 암호를 확인하는 장치다.
미국에서는 2021년 11월 전까지 해당 보안장치가 기본 탑재가 아닌 선택사양으로 설정돼 있었다. 절도범들은 이같은 허점을 노려 자동차 키홀 주변의 플라스틱 커버를 뜯어낸 뒤 충전용 USB와 드라이버를 사용해 시동을 걸고 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와 기아 모델들의 도난 피해 문제는 소비자들 뿐 아니라 각 지역 경찰들도 제기하고 있다 LA 경찰국(LAPD)도 지난해 청소년들이 온라인에서 차량을 훔치는 것을 보여주는 틱톡 챌린지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 차량 도난사건이 부쩍 늘었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의 경우 경찰국 집계 결과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관할지역 내 차량 절도 범죄가 1,000여 건에 달했는데, 이중도난된 차량이 현대차인 경우가 301건, 기아인 경우가 333건으로 총 634건에 달해 전체 도난 차량의 3분의 2가 현대차 또는 기아였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스테이트팜과 프로그레시브 등 대형 보험회사들이 도난 빈발 지역인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와 콜로라도주 덴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등에서 현대차와 기아 차량의 신규 자동차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사례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차주들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지원하고 도난을 방지하는 보안 키트를 제공하는 등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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