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들 주 2~3일씩 가동
전기사용량 많은 염색업체들 타격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담당하는 광둥성을 비롯해 안후이, 장쑤, 저장, 산둥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는 지난 19일을 전후로 전기 공급이 제한돼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속출했다고 에포크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저장성 샤오싱(昭興)시 제조업체 공장에는 지난 19~21일 중추절(추석) 연휴기간 휴업하라는 긴급통지가 시행 당일 새벽에 전달됐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염색공장들은 이달 말까지 열흘 이상 아예 영업이 중지됐다. 특히 당국이 전기를 끊는 날 당일 수시간 전에 급작스럽게 통지해 현지 사업주들은 정전으로 적잖은 손실을 입었다.
샤오싱시 커차오(科橋)구의 한 염색공장 관계자는 염색공정에는 스팀공급이 필수인데, 갑자기 스팀이 끊기면 염색 중인 제품들의 착색이 불균등해지고 옷감에 이상이 생기는 등 피해가 발생한다며 “통지문에 161개 업체 명단이 올라있었다”고 전했다. 납기일을 지키지 못해 거래처 클레임은 기본이고 발주 취소나 거래 중단 같은 후속 피해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광둥성 포산(佛山)시 일부 지역에서는 주2일제가 실시 중이다. 포산시의 한 사업주 바이(白)모씨는 한주에 이틀만 전기를 쓸 수 있다. 그것도 밤 11시 이후부터 7~8시간 동안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왜 전기를 제한했는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 답답하다. 그냥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며 업계에 온갖 풍문이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중산(中山)시의 실리콘 생산공장 책임자인 랴오(廖)모씨는 “한두 달은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전기 공급 제한이 더 길어지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처 납기일 지연도 문제지만, 조업일이 줄면서 수익이 줄어 직원들 급여도 줄었다는 점이다. 한동안은 다들 그대로 어찌어찌 견디겠지만, 두 달이 넘어가면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참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중국 여러 지역에서 전력 사용을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의 ’에너지 소비의 두 가지 통제(能耗双控)’ 정책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석탄대란’도 중국의 전력난을 가중시키는 또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은 중국 공산당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라는 호주의 요구에 대한 보복 조치로 호주산 석탄, 육류, 와인 등을 수입 금지하거나 관세를 부과했으나, 자국 내 석탄 가격 상승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저장성의 난방공급업체인 ‘극동열전공사’는 지난 16일 회사 공지를 통해 “지난해 11월 이후 석탄 공급이 줄고 가격이 급등했다”며 “석탄 수급이 어려워진 가운데 정상적 난방 공급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장성의 또다른 난방공급업체 룽더(龍德)환경열전유한공사는 17일 “석탄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치솟았으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석탄 재고량이 낮은(2~4일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비상상황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두 회사는 에포크타임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룽더 측 직원은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하지 않는다”며 회사 운영은 전적으로 정부 정책에 부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체 전력 생산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56.6%이다. 중국은 당초 지난해까지 이 비중을 55%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중국 문제 전문가 왕샤는 “중국의 석탄과 전력 공급시장은 그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효율이 낮다. 중국 정부도 오래전부터 전력산업을 시장화해 해결하려 했으나, 진척을 거의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석탄 공급업체와 전력 생산업체를 통합하는 방향의 개선도 시도했으나 현실적인 문제들을 뛰어넘지 못했다. 호주에 대한 보복 조치로 촉발된 석탄 수급 불안과 그에 따른 전력난은 이제 업체들의 제 잇속 챙기기와 지방정부의 에너지 절약 강행이라는 요소까지 더해져 더욱 손대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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