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상호 관세를 90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정책을 쉽게 번복하는 모습에 뉴욕타임스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광대들을 고용했습니다”라는 칼럼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한국을 포함한 70여개국의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 관세만 적용하겠다고 했다. 미국의 모든 무역상대국에 10% 이상의 상호 관세가 시행된 지 13시간여 만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복 관세’를 선언한 중국에 대해선 125%로 관세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토마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9일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놓고 “광대를 고용하면 서커스를 기대해야 한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광대들을 고용했다”며 “(주가 하락으로) 돈만 잃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귀중한 신뢰도 함께 연기로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프리드먼 칼럼니스트는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가까운 친구들, 911 테러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와 함께했던 국가들에게도 ‘당신들은 중국이나 러시아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며 “트럼프는 우리를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몰아넣었다”고 했다.
프리드먼 칼럼니스트는 중국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는 건 미국에 좋지 않은 일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협상의 지렛대를 확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럽연합, 일본, 한국 등 동맹국을 전선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전 세계 대 중국의 협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트럼프는 미국 대 세계와 중국의 싸움으로 만들어버렸다. 참으로 한심(pathetic)하고 부끄러운(shameful) 일”이라고 했다.
작가 마크 헬프린은 월스트리트저널(WSJ) 9일 칼럼에서 “트럼프 정부는 충격과 공포, 협박에 너무 중독되어 스스로에게 미치는 피해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목표를 동맹국과 적 구분 없이 겨루어왔는데 이는 ‘잘못 판단한 것’(miscalculation)이 아니라 ‘계산하지 않은 것’(absence of calculation)이다. 우발적인 충동의 쓰나미가 몰아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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