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가? 트럼프와 관계가 나쁜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각) 트럼프가 요구하고 압박하면 상대가 결국 굴복하는 패턴이 최근 더 이상 반복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보복 관세를 감수하면서까지 트럼프의 무역 최후통첩에 굴복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2기 정부의 서사를 뒤집어 놓았다. 카니는 굴복하는 대신, 트럼프를 상대로 저항하는 것이 실행 가능한 전략인지 시험하고 있다.
트럼프의 복귀와 함께 시작됐던 ‘굴복의 시대’가 사라지기 시작한 듯하다.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미국 내 각급 기관들이 트럼프의 의지에 복종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이란과 벌이는 전쟁에 동참하기를 거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의 가자지구 계획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은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행료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미국 대학과 로펌들이 트럼프의 지시를 거부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그의 재정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다. 트럼프의 소송을 합의하기 위해 1600만 달러를 지급했던 ABC 방송이 이제는 방송 허가를 위협했다는 이유로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에게 우려스러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는 공화당 의원들을 올해 당내 예비선거에서 패배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공화당 유권자들이 10차례의 후보 지명 경선에서 트럼프가 지지한 후보들을 거부했으며, 그중 6차례가 8월에 발생했다.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놈 아이젠 민주주의수호기금 설립자는 “최근 몇 주가 전환점”이라면서 “국내외에서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세력과 그 밖의 모든 사람들이 훨씬 더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트럼프에게 맞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와 참모들은 그런 평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최근 며칠 동안 이어진 일련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트럼프는 범죄율 하락의 공을 자신에게 돌리고 이란과의 전쟁에서 자신이 승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인기가 없음을 보여주는 여론조사에 이의를 제기했고, 최근 예비선거에서의 패배에 관한 보도도 부인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지지했음에도 패배한 공화당 후보들이 애당초 승리할 수 없었던 후보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지난해 처음 백악관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패배를 변명할 필요가 없었다.
초기 몇 달 동안 그는 모든 면에서 승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사회 전반에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었다. 그는 민간기업에는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대학에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지시했다. 그는 전국의 기업들이 다양성 프로그램을 위험한 것으로 만들었다. 의회의 승인을 요구하지 않고 연방기관들을 무력화했으며, 케네디센터를 장악하고 정부의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적들을 공격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요구를 따르도록 압박하는 데 성공했다. 로펌과 대학, 언론기업, 기술업계 억만장자들은 트럼프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며 그에게 맞도록 정책을 바꾸거나, 그가 요구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거래에 동의했다.
다음 달 출간되는 “비겁함의 초상(Profiles in Cowardice)”의 저자 제이컵 와이스버그는 이제 상황이 반대로 바뀌기 시작했으며, 트럼프에게 굴복하는 것이 이제는 값비싼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일대학교가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시작했을 때 쏟아진 비판의 물결을 사례로 들며 “굴복에 치러야 할 대가가 오히려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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