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 및 백악관 기밀 문건 유출 등의 혐의로 기소했던 잭 스미스 연방특별검사가 25일 법원에 관련 사건 두 건을 모두 기각해 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검찰은 트럼프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까지 재판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로써 트럼프의 네 개 형사 사건 중 세 건에 대한 재판 결과가 사실상 중단될 것이 확실하다
조지아주(州) 검찰 기소(지난해 8월) 등도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당선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사법 리스크’가 사라진 모양새다. 작년 8월 스미스 특검은 2020년 대선 직후 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 의사당을 난입·공격해 다섯명이 사망한 의회 난입 사태(1·6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가 배후에 있다고 보고 네 가지 혐의를 적용해 트럼프를 기소했었다. 미국 정부를 속이려고 모의, 공무 집행 절차를 방해하기 위해 모의, 투표 인증 지연 등 공무 집행 방해, 국민의 투표권을 침해하려 모의 등이었다.
당시 공소장엔 개표 결과 접전으로 나타난 조지아주에 “선거 결과를 뒤집으라”고 압박하고,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의 당선 확정을 지연시키도록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압박했던 정황 등이 포함됐다. 자신에 대한 형사 사건 네 개 중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불법 행위로 권력을 차지하려 했다는 취지로 가장 심각한 혐의가 적용됐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그러나 스미스는 워싱턴 DC 연방지법 타냐 처트칸 판사에게 제출한 6페이지 분량의 서류에서 네 건의 혐의를 모두 취하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법무부의 오랜 입장에 따라 (네 가지) 혐의를 기각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취하 결정은) 기소된 범죄의 중대성이나 정부(특검)가 수집한 증거 및 기소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가 받고 있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증거 등도 상당하지만 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법무부 및 연방검찰의 전례에 따라 기소를 취하한다는 취지다. AP는 “1년 전만해도 트럼프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리스크로 여겨졌던 형사 사건이 취하된 것”이라며 “예측은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결론”이라고 했다.
스미스 특검은 작년 6월엔 백악관 등 정부 기밀 문서를 유출하고 불법 보관한 혐의로 트럼프를 기소했었지만 스미스는 이날 이 사건에 대해서도 혐의 취하 요청서를 플로리다주 법원에 제출했다. 트럼프 2기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내정된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을 “법치주의의 중대한 승리”라고 했다. 그는 “미국 국민과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 제도의 정치적 무기화가 즉각적으로 종식되기를 원하며, 미국이 통합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이제 트럼프에겐 주검찰 사건 한 개가 남았다. 조지아주 검찰이 2020년 대선 직후 경합주였던 조지아의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트럼프가 주 국무장관 등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사건(주검찰 사건)이다. 미 언론들은 “주검찰 및 법원이 진행하는 사건인만큼 연방 정부가 관여하기 어렵다”면서도 “(주검찰과 법원은) 다른 연방사건과 마찬가지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 및 재판을 진행하는 데 대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조지아주 사건은 트럼프를 기소한 특별검사와 동료 검사의 불륜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행이 안 되고 있다. 현재 불륜 의혹을 받는 파니 윌리스 검사장의 자격을 박탈하는 항소심이 본안 재판과 별개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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