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한 6건 가운데 첫 무죄 판결이 나왔다. 야당 대표에 대한 수사·기소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신중해야 하는데도 현 정부 들어 검찰은 이 대표를 집중적으로 기소해왔다. 이번 무죄 판결은 이 같은 무리한 표적 기소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는 25일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재판에서 고 김병량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진성씨에게 위증을 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는 대화 과정에서 김씨가 모른다고 하거나 부인하는 내용은 배제한 채 김씨가 기억하거나 동조하는 사항 또는 적어도 김씨가 명백히 부정하지 아니하는 사항에 관하여만 명시적으로 증언을 요청하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증언 요청은 “통상적인 증언 요청과 크게 다르지 않고, 피고인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방어권의 정도를 벗어났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김씨의 일부 위증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 대표가) 김씨가 위증을 할 것이라는 점을 알았거나 미필적으로나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시초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방송(KBS) ‘추적 60분’ 최아무개 피디가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을 취재하면서 검사를 사칭했는데, 이 사건의 고발 주체이자 변호사였던 이 대표도 ‘검사 사칭’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검사 사칭’ 사건에 대해 “누명을 썼다”고 말했다가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다시 기소됐지만, 대법원까지 간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검찰이 지난해 10월 이 대표를 선거법 위반 재판 때 ‘위증교사’를 한 혐의로 또다시 기소했다. 20년도 더 지난 사건을 뿌리로 세번째 기소를 한 것이다. 전례를 찾기 힘든 집요한 표적 기소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사건은 하나같이 무혐의 처분하거나 모른 체하면서, 야당 대표에 대해서는 과거의 사소한 사건들까지 끌어와 재판정에 세우는 검찰의 편파적 행태는 법 집행의 가장 중대한 원칙인 공정성과 중립성을 잃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검찰 스스로 검찰 개혁의 명분을 산처럼 쌓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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