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가 미국에서 머물던 전현직 이란 고위 관리 가족의 영주권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미국이 반미 테러 집단과 연계된 이들의 안식처가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민세관집행국(ICE)은 지난 11일 마수메 에브테카르 전 이란 부통령(66)의 아들 세예드 에이사 하셰미의 영주권 자격을 박탈하고 추방을 위해 구금했다. 하셰미의 아내와 아들의 영주권도 박탈했다. 하셰미가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미 당국은 하셰미의 어머니 에브테카르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브테카르는 1979년 11월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태 당시 혁명 세력의 영어 대변인이었다. 이 사건은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끄는 이슬람 세력이 친서방 팔레비 왕정을 축출하고 이슬람 공화국을 건설한 시기에 일어났다. 당시 지미 카터 미 행정부가 이란 왕족의 미국 정착을 허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분노한 대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에 난입해 공관원 등을 444일간 인질로 억류하는 사태다. 미국인 인질들은 독방에 감금되고 잘 먹지 못하는 등 신체적·정신적 학대를 받았지만, 에브카테르는 인질이 잘 대우받고 있다며 거짓 선전에 앞장섰다. 서방에선 에브카테르를 ‘비명 지르는 메리’라고 불렀다. 에브카테르는 이후 정치권에 진출해 환경과 여성 인권 옹호를 위해 정부 고위직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부통령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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