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에게 체포·구금된 미국 시민권자가 500명을 넘고, 이 가운데 10여명은 실제로 추방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경순찰대 등 이민 단속 요원에 의해 구금된 시민권자 사례가 500건 이상 확인됐다. 조사 대상에는 시민권 여부를 의심받아 구금된 미국인 100여명도 포함됐다. 피해자의 거의 대부분은 유색인종이었다.
특히 18세 미만 아동·청소년도 최소 70명이 구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추방된 시민권자는 10명 이상으로 파악됐으며, 대부분 아동이었다. 시민권을 보유했음에도 이민 단속 과정에서 신분 확인과 법적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사에서는 이민 단속 요원을 폭행하거나 공무 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구금된 시민권자도 300명을 넘었다. 이민 단속 현장을 촬영하다 구금된 미국 시민권자도 최소 63명 확인됐다. 36명은 변호사나 가족과 연락할 수 없는 상태로 24시간 이상 구금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시민권자 120명 이상이 이민 단속 과정에서 구금된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미국 시민권자에 대한 행정적 체포는 없었다는 국토안보부의 설명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프로퍼블리카는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만 조사에 포함했기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이민 단속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민권자의 신분 확인, 변호인 접견,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을 다시 부각시켰다.
보고서가 소개한 사례 중에는 노스 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는 귀화 시민 윌리 웬더 아세이투노도 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지지했던 그는 2025년 11월 단속 과정에서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자신의 트럭 창문을 깨고 자신을 끌어내 바닥에 제압했다고 주장했다.
연방 국토안보부는 아세이투노가 요원들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세이투노는 시민권과 관련 서류를 갖추고 있어도 라티노라는 이유로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의 지원을 받아 체포의 적법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이민 단속이 표적화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시민권자가 잘못 체포되거나 추방되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는 입장이다. 단속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연방 요원이 체포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이민 단속의 범위와 집행 방식뿐 아니라, 시민권자에 대한 신분 확인과 구금 절차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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