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잇따라 제동을 걸었다. 국가 문화 시설에 대통령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으려던 시도와, 지지자들에게 막대한 정부 자금을 지급하려던 계획 모두를 법원이 가로막았다.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의 크리스토퍼 쿠퍼 판사(사진)는 29일 존 F 케네디 센터 외벽과 공식 브랜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2주 안에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존 F 케네디 센터는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최대 규모의 복합 공연장이자, 케네디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특별법으로 건립된 국가 공식 추모 시설이다. 쿠퍼 판사는 94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을 통해 “해당 시설은 케네디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설립한다는 의회 제정법의 취지가 수정처럼 명확하다”며 “의회만이 이름을 바꿀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들로 구성한 케네디 센터 이사회는 시설 명칭을 ‘도널드 J 트럼프 및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로 임의 변경하고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명목으로 2년간 센터를 폐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법원은 간판 철거와 함께, 이사회가 충분한 검토 없이 내린 시설 폐쇄 결정 역시 즉각 중단시켰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자부터 기둥 장식에 이르기까지 시설 리모델링 세부 사항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재판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이번 판결은 공공 자산과 국가 인프라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무리수 가운데 나왔다. 과거 부동산 사업가 시절부터 전 세계 호텔과 골프장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 브랜드화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 운영 과정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을 고수해 논란을 빚어왔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는 재무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 국세청(IRS)이 국민에게 발송하는 재난 지원금 수표에 현직 대통령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인쇄하도록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아 화폐에 자신의 얼굴을 넣으려고도 하고 있다. 현재 미국 재무부는 ‘생존 인물 화폐 도안 금지’라는 1866년 제정법과 오랜 국가 전통을 깨고,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간 250달러 지폐와 1달러 기념주화 발행을 밀어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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