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RAND)가 한국과 미국의 조선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미 해군 전투함을 한국 등 해외 조선소에서 대규모로 건조하는 방안은 미 의회의 반발 등 정치적 제약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랜드연구소는 2일 ‘한미 조선협력을 위한 단계적 의제’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전투함대 함정의 대규모 해외 건조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어렵고, 많은 경우 작전적으로도 민감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간에 추가 함정을 함대에 투입하는 것이 목표라면 납기를 앞당길 수 있더라도 의회가 전투 관련 함정의 대규모 해외 건조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7월 랜드연구소가 개최한 한미 조선·해양 혁신 관련 콘퍼런스에서 미 군용함과 주요 선체·상부 구조물의 해외 건조를 제한하는 2027년도 국방수권법(NDAA)의 이른바 ‘골든 수정안(Golden Amendment)’이 반복적으로 거론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랜드연구소는 이 같은 논의가 미국 조선업을 단순한 산업 문제가 아니라 ‘주권적 역량’의 문제로 보는 의회의 광범위한 우려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투력과 전략적 억제력에 직결되는 함정에서 이 같은 우려가 강하다면서, 미국 노동자들을 우회하거나 미국 국내 조선소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인식되는 협력 역시 지속되기 어렵다고 했다.
랜드연구소는 한미 조선 협력이 대규모 전투함 해외 건조보다는 보조함과 전략 해상 수송선, 유지·보수·정비(MRO), 공급망 협력, 인력 개발, 부품·블록 생산 등 상대적으로 정치적 장벽이 낮은 분야에서 먼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보조함과 전략 수송선에 대해서는 최전선 전투함보다 정치적으로 덜 민감해 한미 양국이 협력 모델을 시험할 수 있는 시범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MRO 역시 전투함보다 보조함의 해외 정비에 대한 법적 제한이 상대적으로 덜 엄격한 만큼 미국의 정비 적체를 해소하는 실질적인 협력 분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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