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유권자에게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의회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중간선거에서 유권자 신분증 제도를 반드시 실시할 것”이라며 “이는 지금 당장 싸워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더 이상 유권자 신분증 없이 선거를 치르도록 놔둘 수 없다”“공화당은 모든 유세에서 이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연방 차원에서 유권자 등록 기준을 강화하는 ‘투표자격보호(SAVE) 법안’ 처리를 강하게 압박해왔다.
이 법안은 유권자 등록 시 시민권 증빙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고, 투표 현장에서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제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은 지난 11일 공화당 주도로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 문턱을 넘을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불법 이민자들과 영주권자들이 대리 투표로 부정선거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러나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는 이민자는 애당초 투표권이 없는 데다, 적지 않은 시민이 시민권 증빙 서류를 갖추지 못하고 있어 이 같은 조치가 투표 접근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브래넌 정의 센터 등 시민단체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투표 연령 시민권자 가운데 9%(약 2130만명)가 여권이나 출생증명서 등을 즉시 제시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시민권 증명을 요구하는 것이 각 주의 행정 권한을 침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선거는 원칙적으로 각 주 정부가 관리하며, 투표 현장 신분 확인 규정도 주마다 다르다. 일부 주는 엄격히 신분증을 요구하지만, 다른 주는 서명 대조 등으로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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