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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독선 횡포 막기, 멕시코 국민투표로 판사 선출

  • 작성자 사진: YANKEE TIMES
    YANKEE TIMES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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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대법관을 포함한 전국 모든 판사를 국민 손으로 직접 뽑는 ‘최초의 법관 투표’가 다음 달 1일 치러진다. 전임 대통령이 주도한 이른바 ‘사법 개혁’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 의회 의결로 이뤄진 개헌에 따른 것이다. 대법관 등 주요 판사를 국민 직선제로 뽑는 나라는 지구상에 멕시코와 볼리비아 정도다.

Q1. 어떤 선거인가
연방 대법관 9명, 선거 재판소·행정 징계 재판소·기타 연방 사법기관 판사 등 약 881명의 판사를 뽑는다. 
2027년엔 추가로 32개 주(州) 법원 판사 약 1800명을 뽑는다. 판사가 되기 위한 자격 조건은 법학 학위, 5년 이상의 전문 경력, 5명 이상의 추천 등이 있으면 된다. 이번 선거에 총 4만9398명이 지원했다고 알려졌다. 평가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실제 후보자로 등록된 인원은 3422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법관 선거가 될 전망이다.

Q2. 판사 직선제를 왜 하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 대통령이 기존 사법 시스템을 믿을 수 없다면서 지난해 9월 개헌과 함께 판사 선출제를 도입했다. 좌파 포퓰리즘 정치인으로 알려진 오브라도르 당시 대통령은 국영 전력 기업 강화, 군의 공공 안전 담당 배치 등 자신이 추진한 정책들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사법부를 적대 세력으로 여겼다. 그는 “판사들이 국민이 아니라 재벌, 정당에 충성한다”며 “법관을 직접 선출하면 국민을 위한 정의가 실현된다”고 주장했다.  다수 멕시코 국민은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완벽한 독재’ ‘국민을 조롱하는 것’이라면서 투표를 거부하는 ‘#YoNoVoto’(나는 투표하지 않는다)라는 해시태그도 돌고 있다.

Q3. 왜 논란이 되나
사법부가 한국처럼 정치 권력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선출된 판사들의 임기는 9~12년이다. 판사들이 재선을 위해 법과 원칙보다는 후보자 선정권을 가진 집권 세력에 편승해 판결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첫 선거에선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 여당의 후원을 받아 유세하는 후보가 자격과 무관하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현지 매체 엘파이스는 “이미 특정 후보를 등록시키라는 정치권의 압박이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멕시코는 하원 의석의 3분의 2를 범여권이 차지하고 있는 강력한 여당 체제다. 한 몸처럼 움직이는 입법·행정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법원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법부마저 여당 입맛에 맞는 판사들로 채워지면, 정권 견제 기능은 무력화된다. 이 때문에 현지 판사들은 개헌 당시부터 강하게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다.

Q4. ‘판사 선거’ 하는 곳은?
스위스와 미국의 일부 주(州)가 선거를 통해 지방 법원 법관을 선출한다. 하지만 연방 대법관의 경우 미국은 엄격한 심사와 청문회, 상원 표결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스위스는 연방 대법관을 의회 표결로 선출한다. 대법관 등 주요 판사를 국민 투표로 뽑는 곳은 볼리비아가 있다. 볼리비아는 “부패한 엘리트를 척결하고 사법 민주화를 이룬다”는 명분으로 2011년부터 6년에 한 번 판사 선거를 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법원이 정치에 휘둘리면서 시민들은 선거 자체에 대한 불신이 쌓였고, 법원의 권위는 크게 떨어졌다.

특히 여당인 사회주의운동(MAS)당이 판사 후보 선정을 주도하면서, 권력에 아부한 인물들이 ‘정치적 보상’을 받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의회에서 3분의 2 의석을 차지한 여당은 2011년과 2017년, 두 차례 치른 판사 선거에서 판사 후보 명단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야당은 여당 독주에 반발하며 국민들에게 투표 보이콧(거부)을 호소했고, 실제 투표에서 50% 넘는 무효표와 사표가 발생했다. 2023년에는 예정됐던 판사 선거가 연기돼 기존 판사들의 임기가 연장됐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의 측근이 포진한 헌법재판소가 “의회 교착 상태로 후보자를 정하지 못해 선거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임의로 판사 선거를 연기한 것이다.

Q5. 멕시코 사법부의 미래는?
국제위기그룹(ICG) 등은 멕시코 법관 투표의 투표율이 30%를 간신히 웃도는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멕시코 갱단(카르텔)이 선거에 개입하고 사법부에 침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약을 밀수하거나 폭력 행위를 벌이는 멕시코 갱단은 이미 지방 선거에서 지지 후보를 내세우며 정치 권력과 유착해왔다. 이들을 엄단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에 갱단 관계자나 우호 세력이 선거를 통해 침투할 경우, 멕시코 치안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미 한 갱단 두목을 변호해 유착설이 나왔던 변호사가 형사법원 판사 후보로 등록한 상태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키타임스 국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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