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주미대사는 12일 한미 간 정보 공유 제한 논란을 양자(兩者) 외교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현안 중 하나로 꼽으며 이 문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백악관에 들어갈수 없는 강 대사는 이날 오전 워싱턴 DC의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관계의 어려운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보 협력과 관련해서 제일 많이 얘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18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간 회담에서 “정보 협력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있었다”고도 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이날 “루비오가 한국 정보 라인 지휘부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고, 이걸 정상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것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냐”고 물었다. 강 대사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정보 협력에 관한 미국 측의 설명이 있었다”고 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정보·방첩 관련 한국이 수십 년간 이어져온 동맹의 기준을 준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 ‘구성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자주파 수장인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등에 대한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당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배석했던 강 대사는 “제 기억으로 구체적 인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면서도 “정보 협력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있었다”고 말했다. 또 루비오가 한 요청에 대한 우리 측 후속 대응이 모두 이뤄졌냐는 질문에는 “아직 미측이 기대하는 만큼의 정보 협력 관련 문제가 충분히 해소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강 대사는 지난 3월 정 장관이 북한의 제3 핵 시설 위치로 평안북도 구성시를 공개 지목해 미국이 문제 제기를 했던 것과 관련, “(정 장관이) 통화를 한 번 주신 적이 있다”며 “구성 발언 이후 그렇게 말씀하셔서 통상적으로 하는 협의 채널을 통해 상대들에게 그런 얘기를 한 바 있다”고 했다. 강 대사는 이날 트럼프 정부 백악관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현안이 어렵긴 하지만 동맹에 대한 미 조야(朝野)의 지지·유대는 그 뿌리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백악관과의 소통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인하겠다”고 했다. 이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백악관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을 자주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만큼의 고위급 협의는 지금으로선 저도 답답할 정도로 하고 싶은 만큼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트럼프 정부 들어 대통령 주변 소수의 인사들이 의사 결정 과정을 독점하면서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NSC와 국무부 등의 존재감이 옅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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