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 정부 권한을 악용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외국 공직자들의 미국 입국을 거부할 수 있는 취지의 법안이 발의됐다. 마이클 바움가트너 공화당 하원의원은 최근 ‘우리 영토 내 사기꾼(Racketeers) 금지법’(H. R. 9834)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차별’ 문제도 정면으로 거론하며 “정부 권한을 개인적으로 남용해 미국인을 차별하는 외국 공직자는 미국을 방문하거나 체류할 특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개인 정보 유출에서 시작된 쿠팡 사태는 반년 넘게 지속하며 한미 양자(兩者) 관계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법안 통과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쿠팡 사태를 바라보는 미 조야(朝野)의 인식 전반을 두루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4월 공화당 연구위원회(RSC) 소속 의원 54명이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서한을 발송해 우리 정부의 ‘차별적’ 조사·규제 중단을 요구했을 때 이름을 올렸다. 그가 속한 하원 법사위(위원장 짐 조던 공화당 의원)는 이달 초 한국정부가 쿠팡을 ‘차별’하고 있다는 취지의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고, 이후 백악관·국무부도 “미국 기업을 표적 삼아서는 안 된다”는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다. 바움가트너는 “미국 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경쟁력만으로 해외에서 경쟁해야 하며, 경쟁의 장(場)을 불공정하게 만들려는 외국 관료들과 맞서 싸워서는 안 된다”며 “선택적 조사, 징벌적 과징금, 차별적 세금, 규제 의무를 강요하는 우려스러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바움가트너는 쿠팡 사태와 관련해 “한국에서는 당국이 미국계 기업인 쿠팡을 대상으로 수십 건의 조사와 수천 건의 서류 제출을 요구해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PIPC)는 지난 6월 쿠팡에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타사 활동 정보 무단 수집 등을 문제 삼아 역대 최대 규모인 총 6426억 81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그가 발의한 법안은 이민·국적법을 개정해 미국인을 대상으로 경제적 차별을 행하는 외국 정부 공직자를 ‘미국 입국 불허 대상자’로 지정해 미국에서 추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합법적이고 공정한 규제는 처벌하지 않되 개별 의사결정권자를 표적 삼아 외교적 제재를 부과할 수 있게 했다. 바움가트너는 “의회의 감독, 외교적 지시, 양자 간 협력은 여전히 중요한 수단이지만 종종 불충분한 경우가 많고 무역대표부(USTR)의 공식 조사나 무역 협정 재협상은 광범위한 경제적·외교적 파장을 동반한다”며 “이번 법안은 이런 단계적 제재 체계에 새로운 단계를 추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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