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165% 급등하며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한국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 레버리지 투자 확산으로 지나친 변동성을 보이면서 ‘오징어 게임’ 같은 위험한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경고했다. WSJ 뉴스레터 ‘마켓 A.M.(Markets A.M.)’를 쓰는 스펜서 자카브는 6일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이 오징어게임이 될 위험(World’s Hottest Market Risks Becoming a Squid Game)‘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 증시의 과열 양상을 진단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코스피는 165% 상승했지만 그 과정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험난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코스피는 하루 2% 이상 움직인 날이 77차례에 달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가 2% 이상 변동한 날은 5차례에 그쳤다. 코스피는 3% 이상 움직인 날이 44차례, 5% 이상 급등락한 날도 23차례였다. 이 같은 극단적인 변동성이 오히려 개인투자자를 한국 증시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거시경제·퀀트 헤지펀드 아르케비움 캐피털의 설립자 막상스 비소는 WSJ에 “행동(action)을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변동성 자체가 매력”이라며 “투자 성향이 극명하게 갈리는 시장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기업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데다 레버리지 상품이 기계적인 매매를 반복하면서 상승과 하락 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5월 국내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허용되기 전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상장 상품으로 몰렸고,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로 성장했다. WSJ는 과열 양상에 대해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당국도 우려를 나타내며 투기적 거래를 완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증시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어섰고, 6월 한 달에만 30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한국과 대만이 주요 신흥국 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해외 투자자들이 지역과 자산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소는 “파티가 끝났을 때 손실은 결국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WSJ는 인구 5100만명의 한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증시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지만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만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례가 미국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미국 역시 위험도가 높은 레버리지 상품을 잇달아 허용하고 소수 대형 기술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한국에서 나타난 변동성 확대가 미국 증시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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