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밝힌 북한 비핵화 3단계 구상에 대해 “북한 핵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기본 접근 방법에 대해서는 미국도 공감대가 있다”고 22일 말했다. 이 대통령 방미를 코 앞에 두고 미국의 거샌 압력에 위기를 맞았다고 실토했다. 이 대통령은 요미우리 신문이 지난 21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1단계에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동결하고, 2단계에서 축소하고, 3단계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할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 3단계 구상을 밝혔었다. 사실상 북한 핵을 용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위 실장이 급하게 불끄기 해명에 나선 것이다.
위 실장은 “비핵화로 가려면 북한이 지금 경로에서 거꾸로 돌아와야 하지 않느냐. (3단계 구상은) 일종의 유턴”이라며 “유턴하려면 우선 서야(동결) 한다. 그리고 뒤돌아서 축소하고, 완전 비핵화 원점으로 되돌아온다는 콘셉트(개념)”라고 부연했다. 그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도 가능하다고 위 실장은 말했다. 그는 “한·미 간 이런 문제에 대한 논의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23~28일 미·일 순방을 앞두고 했던 말이다 위 실장은 오는 25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대미(對美) 투자, 국방비 증액 등 압박이 거세다는 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현재 한·미 동맹은 경제·통상과 안보 양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의 고위 인사들은 미국의 압박 방어를 위해 총출동한 상태지만 워싱턴 기류를 바꾸지는 못한다
조 장관이 일본을 건너 뛰고 미국으로 건너간 이유에 대해 위 실장은 “일본은 챌린징(도전적인) 요소가 별로 없다. 미국은 경제·통상과 안보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들이 있다”고 했다.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 요구가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는 “미국이 (농축산물 추가 개방 요구를) 제기하는 건 맞다”면서도 “조 장관이 그것 때문에 갔느냐, 그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해선 한국 정부는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금지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관련 논의 진전은 없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일정과 관련해선 “(강 비서실장이) 미국에서 협의해야 할 별도 일정이 있다”고만 말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비서실장은 대통령실에 남아 국내 상황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그만큼 강 비서실장의 방미는 이례적이다. ‘중국과 대만 충돌 시 주한미군이 투입되는 것도 전략적 유연성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느냐’는 외신의 질문에 위 실장은 “구체적인 (경우의) 수까지 합의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위 실장은 “중국에 대한 미국 조야의 입장이 종래보다 조금 더 터프한(거친) 게 있다”며 “그러한 기대가 우리한테 다가오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미국산 무기 구매와 관련해 위 실장은 “우리가 필요한 무기를 사야 되는 건 현실이기 때문에 그걸 합치면 일정 구매 액수가 된다. 그런(구매할)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원전 협력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인공지능(AI)을 위해 전력을 대량으로 생산하기에 원자력이 매우 효율적 방법이기 때문에 미국도 관심이 많다”면서 “우리나라는 원전 건설 경쟁력을 갖추기 있어서 관련 논의가 있다”고 했다. 정상회담에서 핵연료 재처리를 포함한 한·미 원자력 협정 문제가 의제에 오를 가능성에 대해 위 실장은 “정상회담 계기에 좀 진전을 만들어 보겠다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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